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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명 별일도 없었는데,
그 사람과 헤어지고 나면 온몸에 힘이 쭉 빠집니다.
만날 때마다 다른 사람 흉보고 부정적인 말만
쉴 새 없이 쏟아내는 그 사람 앞에서,
당신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.
그러면서 스스로를 탓하죠.
'내가 좀 더 품어야 하나.'
그런데, 아닙니다. 당신이 좁아서가 아닙니다.
당신은 지금 누군가의 '감정 쓰레기통'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.
그리고 그 사람은 영영 나아지지 않습니다. 쏟아낼 곳이 있으니까요.
바로, 당신이라는 곳이.
17세기 스페인의 철학자 그라시안은 이 관계를 서늘하게 짚었습니다.
"친구는 감정을 배설하는 창구가 아니다." 들어주는 사이, 닳는 건 당신입니다.
그렇다고 모진 사람이 되라는 게 아닙니다.
다음에 또 그 하소연이 시작되면,
딱 한마디만 되물어 보세요.
"그래서,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?"
푸념은 들어줄 사람을 찾지만,
질문은 답할 사람을 찾게 만드니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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